인문계 남여 L 고등학교 2학년 1반.
11월 기말 고사가 끝난 후 쯤 이었다. 그 날 아침 수업은 국어 시간 이었다.
선생은 말했다.
“자. 이번 시간은 특별히 기말고사도 끝났으니까 [가와바타의] 설국의 이해라는 주제로 토론 하겠어.”
교탁위에 당당히 서있는 갈색 머리 흰 와이셔츠 선생은 출석부란 총을 들고서 수업 주제를 알리고 있었고 검은 머리 검은 교복 학생들은 쏘아되지 말아 달란 듯 피로에 지친 색으로 책상에 몸과 정신을 의지 하였다. 원래야 인질범들은 엎드린 채 뒤통수 부분에다 양손을 올려야 되는데 웬일인지 테러범 앞에서 당당히도 엎드린 채 옆으로 누어진 볼 밑으로 양손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눈은 감긴 채로. 잡혀있는 이 상황이 코미디 프로였다면 분명 관객들은 우스꽝스러웠을 것 이다.
다만 절대로 움직이지 말라고 위협 받은 것처럼 그 자세에서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학생들은 물론 관심 없었다. 그런 주제 그런 문학 그런 것 따위에야. 교과서에 수록 된 그 위대한 문학 작품은 요 2학년 내내 국어 내신에 0.0몇%의 협조나 만약 도움을 받기 귀찮아서 거부할시 미세한 치명적인 공격적 줄거리를 말 하지 않았다. 내신 성적의 순조로운 도움으로 학생들은 원치 않은 문학들과의 친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나 시험이 끝난 후 내신 성적도 하루 아니, 한 수업만큼은 쉬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학생들이 ‘설국’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이 있다면 책의 줄거리에 적힌 듯 마냥 “잠들어라” 라는 문장으로 알게 모르게 속삭여 주는 듯 했다. 그 존재 하지 않는 위대한 문장이야 말로 학생들에게는 진정한 아름다움이었고 글체에서 풍기는 묘한 매력이었다. 설국이란 주제의 단어는 잠결에 이미지화되어 꿈속으로 사르르 녹아들수록 눈들은 새하얗게 펼쳐진 포근한 차가움으로 권위의 허락하지 않은 휴식을 몰래 취하는 학생들을 반기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몰래 일지 몰라도 권위의 시야엔 “뻔”자 란 행동만 보일뿐 이었다
“이봐. 이봐. 새파란 것 들이 체력이 이렇게 허술 해서 수능 치러내겠어? 빨리들 일어나”
선생은 출석부를 책상에다 “탕” 쏘면서 엎드려 있는 것을 거부할 명령을 내렸다.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책상 앞에 학생들이 귀신이 나타난 듯 튀어 올랐다.
숨 막힐 듯 한 새벽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몽롱한 학생들의 얼굴은 현실과 꿈 사이의 경계선에 서 오가며 잠과의 한판 씨름을 하고 있었다.
“자. 설국이라는 소설을 모르는 학생은 없겠지?
많았다. 설국이 무엇 이길래.
그 언어의 창조능력이 거물급 환상빛깔을 뿜을 수 있어야 비로소 얻게 되는 넓디 넓은 세계 최고의 노벨 문학상을 받았기에 좁디 좁은 교실 안 학생들이 대부분 알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계산 착오였다. 당연한건 그 문학을 쓸 때 팬을 잡은 사람이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 뿐이었다.
물론 선생의 관점에선 우물 안 개구리 중 에서 우물밖으로 선생의 햋빛같은 따스한 눈길을 받는 공부도 잘하고 책을 많이 읽는 범생이도 반마다 몇몇이건 있기 마련이다.
맨 뒷줄에 앉은 광석이도 폴짝 높이 뛰는 개구리 중 하나였다.
그는 설국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 차라리 모르는게 더 나았을 것이다. 비판적으로 기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짝꿍 효정이는 이 추위와 잠 속의 작은 시련이라는 공간에서 50분을 버텨야 함에 부정적으로 속부터 깊게 취해 있었는지 긴 머리를 쓰다듬으며 광석이에게 주절 주절 불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아 뭐야 코 선생. 기말 고사도 끝났는데 아침부터 잠도 못자게 하고 말이야. 아주 그냥 엿장수가 가위는 폼으로만 달고 자르지도 않고 통째로 먹이려 하네.”
선생의 관점에서 선을 긋고 학생들을 판단하며 기준을 재는 창에 대한 복수심의 방패가 있다면 모든 선생의 묘사에 대한 장난섞이고 부정적인 표현들 [대머리 독수리], [불독], [흰머리 면봉], [깡패] 등등 그중 여기에 있는 이 선생은 말랭코프라는 별명의 안경잡이였다.
코가 특출 나게 큰데다 안경을 낀 것이 여간 장난감 코안경을 낀 것 같은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말랭코프 선생을 줄여서 ‘코 선생’ ‘코 선생’ 이라고 학생들은 방패로 은밀히 공격하는 것 이었다.
책상과 의자에 멈춰서 있는 지루한 시련을 견디며 오래 의지 하는 법을 알고 있는 광석이도 오늘 만큼은 특별한 휴식의 날로 알고 있었던 만큼 닥쳐오는 시련에 대한 배신감 또 한 크게 취했기에 효정이와 덩달아 내뱉고 있었다.
“그래 저 코 선생. 기말고사도 끝났는데 잠 좀 자게 해주지. 수능을 치러 내는 체력이 어쩌고 저째? 진심은 잠도 못 재워서 더 망치게 할 수작인가.”
이러한 학생들이 작은 꿈의 문으로 들어 가고픈 진심을 모른 채 1시간보다 적은 50분을 수업을 해야하는 선생의 진심을 말하였다.
“자 설국의 줄거리에 대하여 발표해 볼 사람 없어?
주제의 전개를 짓밟은채 읽어도 굉장한 심미성을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이야 말로 주재의 전개 파악보다 더욱 더 귀중하게 여길법 함 을 간직하고 있고 실로 줄거리 조차도 애매모호한 설국의 줄거리를 말한 다는 것은 설국을 읽어 본 사람이 발표 한다고 해도 논술을 치루는 압박감처럼 느껴졌을 것 이다. 읽어 본 학생들의 수준에서는 일본의 눈 내리는 고장에서 시마무라가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반하고 만났는데 결국엔 요코가 죽고... 이 정도 랄까? 이렇게 약간 엉터리 밖에 설명 못하는 것에 대하여 이 정도랄까 라는 것은 평범한 고등 학생들의 수준 정도 쯤이야 라는 무시가 아닌 평범한 학생들의 수준에서라는 배려가 되야 할터이니. 선생은 지금 무시하는 마음도 배려하는 마음도 아닌 그저 입시에 찌들은 학생들의 문학 평균 수준에 비하여 너무 높게 평가 하고 있다는 것 뿐 이었다. 그 국어 선생이라는 자신의 평범한 수준이 고등학생에겐 높디 높은 수준이란 것을 간과 있었다. 끈임 없이 새로움을 창조해야 하는 문학 선생도 자신의 수준 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 나기 힘이 들었나 보다. 아니 모르기에 힘도 들지 않겠지만. 이러나 저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배려가 없는 부탁 같았다. 광석이에게는 충분히 배려 있는 부탁이었으나 발표하지 않았다. 괜히 반 아이들에게 발표하기 민망함이 있었어가 아닌 그저 귀찮아서였을 뿐 이었다.
반 교실에는 잠과의 한판 싸움에 지쳐버린 지루한 표정들로 정막만이 흐르고 있었다.
“아니. 아무도 모른단 말이야? 어허 이거 이거 안 되겠구만 안 되겠어 이렇게 독서량들이 부족해서 말이야.”
부족 할 수 밖에.
나이가 들어 거친 인생에 좀더 큰 여유를 가지고 기다림을 미덕으로 삼는 어른 들에게는 있어서는 설국과 같은 소설이 넒디 넒은 황야한 인생을 오아시스나 같은 사막의 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이리 뛰고 저리 튀고 싶은 피끓는 10대의 마음을 입시라는 고정된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 그들을 묶어 놓고 점점 여러 가지 개성을 초라함으로 일정하게 몰아 버리는 이 12년 전쟁터, 구 속에서 총은 연필이요, 방아쇠 당김은 암기요, 적군의 깃발을 뺏음은 좋은 대학을 들어가는 승리요, 입시와 상관 없는 책을 읽음은 빗발치는 총알 사이에서 내 몸과 영혼을 맡긴체 휴식을 취함이리라. 누가 12년 전쟁을 끝난 후의 고요함과 새로운 거친 인생을 논할 수야 있지만 직접 체험 해주게 할 수 있을까? 마음의 양식이 독서라는 말은 분명히 맞는 말이지만 지금 10대들의 상황에는 분명히 틀린 느낌으로 느껴질 것이다.
“자. 알았어. 그러면 너희들에게 설국의 주제를 내가 말해주지. 꼭 읽어 보도록.”
선생은 인생의 황량한 사막에 오아시스를 퍼담아 주려고 노렸했다.
학생들이 선생의 얘기에 관심이 없음은 선생에겐 안타깝지만 학생들에게는 다행이나마 이 전쟁터에서는 피 끓을 만큼 물이 넘쳐 났다는 것 뿐.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 전쟁터의 물은 전쟁 중에 사용할 목적 외엔 쓰는것이 제한 된 다는 사실 이었다. 하지만 똑같은 물이라도 그 뜻이 담긴 깊이의 의미가 다를 뿐 이었다. 마치 똑같은 하루 하루이더라도 보통의 날과 다른 크리스 마스의 날이 담긴 의미 처럼. 사막에 세월의 흐름에 흩어질 발자국을 남기며 오아시스의 물을 학생들의 전쟁터로 나르기 시작했다.
“시마무라는 특별한 직업 없이 서양 무용을 연구하면서 이러 저리 여행을 다니는 인물로서...”
수업중 고귀하고 소중한 몇마디 않았는데 효정이가 광석이에게 웃긴 농담을 몇마디 들어다는 듯이 웃으면서 대뜸 “씹어무라 씹어무라” 면서 ‘꼭꼭 씹어 먹어라’를 사투리로 줄여서 ‘씹어무라’ 곧 주인공 이름 ‘시마무라’ 랑비슷하게 들리게 끔 한 것이었다.
광석이도 소설의 주제와 내용들이 얼마나 훌륭한가란 수치상의 깊이만의 제는 기계가 아니기에 효정이의 농담에 흔들렸는지 웃었다. 오아시스의 물에는 관심 없고 전쟁속에 저 멀리 포탄소리가 들리는 어느 들판 나무 한 구석에 않아서 자신들의 물병에 물을 한 모금 마시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두 병사들을 보는 듯 했다. 휴식이래도 여전히 한가한 이른 잠을 잘 수는 없지만. 다시 하나 둘씩 몰래 맛을 음미하듯 눈을 감고 꿈속으로 빠져들어 달콤한 유혹을 마시면서 휴식 하는 병사들도 있었다. 선생도 스스로 정하고 맡은 임무인 오아시스의 물나르기 작업을 흘리지 않기 위해 주위를 보지 않고 계속 걸어 나갔다.
“...고마코와의 만남을 떠올리며 눈 고장의 온천을 다시 찾는 장면에서 시작 되지. 그는 기차 안에서 병이 들어서 죽음을 눈 앞에 둔 춤 선생의 아들과 그의 애인 요오코를 만난게 되는데 시마무라는 요오코에게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는거야. 그리고서 눈 고장에 머무르는 동안에 고마코가 순결한 생명력을 지닌 여자임을 느끼게 되고, 고마코 또한 시마무라에게 연정을 품게 되지”
광석이 건너 편에 있는 성찬이는 웬일로 주무시지 않고 한 말씀 하시고 있었다.
“아이고 사내가 한 여자면 한 여자이지 이 여자 저 여자 다 품고 그래. 뭐 변태 소설 아냐?”
지루한 듣고있던 한 선생의 말씀에 대한 광석이와 효정이의 반강제적인 관심을 낚아채는 한마디였다. 그들은 관심 있다는 것을 웃음으로 표현 하고 있었다. 전쟁터에서 같이 물병을 ‘쨍’ 하며 기울이는 이 잠시나마 즐거운 한날의 휴식을 취하는 이가 늘어난 것 이다. 광석이는 팔짱끼고 몸을 책상에 맡긴채로 여유로운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오! 성찬이 왠일로 안자는 거야?”
“아 이거 도저히 추워서 잠을 잘 수 있어야지”
지독한 선생 이었다. 이 추운날 학생들을 잠 못자게 하려고 수업 전 창 문을 열게 한 것 이었다. 이 추위에서도 가상하게 잠을 자는 병사들을 몰라 주는채 끝까지 자신의 뜻을 이끌고 가는 것이었다. 나폴레이옹이 병사들을 대리고 러시아로 원정 가고 있는 듯 하였다. 자신의 뜻을 끝까지 굽히지 않겠다는 뜻 이었다.
“그리고 시마무라는 우연한 기회에 춤 선생의 아들인 유키오와 고마코가 약혼자 사이였다는 소문을 듣게 되지. 고마코는 시마무라에게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유키오는 고마코를 찾으며 숨을 거두게 되 버려.”
성찬이가 말했다.
“그 양반 독하네 그래. 약혼자를 놔둔 여자 까지 말야. 그렇게 늑대 처럼 이 여자 저 여자 좋아할 수 있나?”
성찬이는 시마무라가 누구를 좋아하던 간에 관심 따윈 없었지만 실로 선생에게 이렇게 시험도 끝나고 잠오는 이 학생 저 학생들에게 막 깨울 수 있느냐고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광석이는 효정이에게 물었다.
“너는 설국 읽어 본 적 있어?”
“응. 그거 나 읽어 본 적 있긴 해."
“오 웬일이야?”
“아 나도 책좀 읽는 다고 이 아저씨야”
"하하. 뭐 그 소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
“나? 나는.. 음 뭐랄까 어렵지만 대단히 아름다운 풍경의 느낄수 있었다랄까.. 뭐 그렇지. 너는?”
“웃기게 들리겠지만 난 그 소설 정말 재수 없게 봤다.”
“재수 없었다고? 음.. 왜에?”
“그냥”
광석이는 그렇게 살며시 웃으면서 대답하였고 효정이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추위는 그들을 세차게 때리고 있었다. 열려져 있는 창문은 선생이 잠 못들게 깰 목적으로 만들어 놓은 장치려니 하여도 그들은 잘 수 있었고 추위의 아픔쯤이야 달콤한 꿈에서 오히려 안마처럼 느껴지리. 진짜 싸늘한 추위는 선생의 눈 빛 이었으니. 모든게 싸늘한 정적 가운데 들리지 않는 이야기가 오고가고 따스한 마음들이 몰래 오고 가는 듯 했다.
그러한 가운데 여전히 무대 중심만이 음색을 내며 흘러갔다.
“도쿄로 돌아간 시마무라는 1년 후 다시 눈 고장을 찾게 되지. 돌아온 그는 유키오의 무덤에서 요오코를 발견하는데, 요오코의 청순한 인상은 시마무라의 뇌리에 뚜렷하게 남게 되. 어느 날 영화 상영을 하던 창고가 불에 타는 것을 발견한 시마무라와 고마코는 은하수가 흐르는 밤을 가로질러 화재가 난 창고에 도착하게 되는데 2층에서 뛰어 내려 죽는 요오코를 목격하게 되지. 고마코는 뛰어가 요오코를 안고, 몰려가는 사람들에게 부딪쳐 비틀거리던 시마무라가 눈을 든 순간 그는 은하수가 자신의 속으로 흘러 들어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끝나는 거야. 어이 어이 이것들 뭐야 자고들 있어 안 일어나.”
오아시스를 다 나르고 나자 다시 새로운 임무를 맡은 듯 한번 더 출석부를 책상에다 탕쏘고 학생들은 또 한번 일어났다. 모두들 눈을 비볐다.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듯 하였다. 다시 현실을 버텨야하는 악몽의 꿈을 꾸는 것 같이.
“여기 까지가 이 소설의 줄거리다. 정말 아무도 읽은 사람이 없는 거야? 자 자 읽어 본 학생들은 주제는 말했으니 그렇다 치고 내용이나 느낌들의 말해보지?”
학생들은 어이가 없었다. 잠이 수류탄처럼 여기 저기서 사방에 터지는 것 같은데 전쟁 밖의 들판에 핀 꽃에 대하여 예쁘게 표현 하시오 라고 한다면.. 그저 어이가 없었다. 못 본 아이들도 많았고 아니 실로 본 아이들도 그 꽃이 재미 없었다면 재미 없었다고 말 할 수도 없었다. 수업 주제인데. 누가 그렇게 말하리오.
그렇게 뜻밖의 게릴라처럼 밀려오는 듯한 느낌 표현에 대해서 어이를 잃은 학생들 가운데 용감한 병사 하나가 손을 들었다. 광석이었다. 도저히 조용한 상황을 지겨워서 못 지켜 볼 것 같았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깨뜨리려고 했던 것 이었다.
아이들은 언제 잠왔었냐는 듯이 오 역시 광석이 라고 여기 저기서 치켜세웠다.
“오 그래 광석이. 한번 발표해 봐.”
선생님도 광석이가 범생임을 알고 역시라는 듯이 말하였다.
효정이는 깜짝 놀랐다‘재수 없다’고 말하더니 설마 말 할 것만 같아서.
“네. 가와바타의 설국은 굉장히 서정적이고 미적이며 아름다운 풍경을 잘 묘사한 것 같습니다. 특히 긴 터널을 지나서 라고 시작되는 부분은 서양 사람들이 바라보는 동양의 아름다움에 가두기 위해서 그러한 문장으로 시작했는데 그러한 출발을 한 것에 대하여 아름다움을 놓칠래야 놓칠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이 내림을 환상적으로 표현했으며 그 가운데 남녀의 사랑을 섬세 하게 표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신비로운 애절함을 그린 것 같습니다.”
광석이는 자신의 생각들과 어디서 본듯한 것들을 정리해서 느낌을 발표 하였다. 자신의 느낌이 아닌 아부의 느낌 이었지만. 선생님은 아무도 발표 않는 가운데 그나마 이렇게 발표다운 발표가 나와서 다행 인 듯 여겨 졌고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은 김광석 보고 오!! 광석이라는 감탄하는 말로 역시 오광석 오광석이라고 외쳤됐다. 잠들은 모두 있고 구원자를 탄생함에 축복하는 분위기 같았다. 선생은 코가 커서 더 이상 내려 가지도 않는 고정된 안경을 괜히 바로 잡으며
“자 자 조용히들 하고 그래. 광석이 앉고 잘 발표 했어. 짜식 주제도 애기 할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 광석이 말대로 이 작품은 굉장히 심미 적이고 탁월한 미적 감각을 담고 있지. 솔직히 너희들에게 읽기는 어렵겠지만 말이야 이 작품을 읽으면 차가움이 따스함으로 바뀌는 느낌이 들 꺼라고. 자 또 발표해볼 사람”
이 토론에서 나머지 학생들은 알지도 못하고 관심을 잃은 관중들이자 들러리 일 뿐이 었다. 광석이는 앉자마자 효정이가 말했다.
“오 광석이 대단한데. 난 깜짝 놀랐지 사실은 니가 재수 없다고 말하길래‘네 선생님 그 소설은 재미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럴 줄 알고 말야 그래고 니가 그렇게 말했다면 코 선생 얼마나 당황했을까. 큭큭”
“그래. 아무도 발표 안하는게 답답해서 이 몸이 나셔주셨다. 하하하”
“그런데 너 재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공갈은 잘 친다. 그런데 도데체 뭐가 재수 없다는 거야?”
“그런게 있어”
또 한번 피식 웃고 효정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또 넘어갔다.
성찬이도 농담 섞인 한마디를 건냈다.
“아니 이 자식 알고 있었던 거야? 너도 그런 남자 본 받지 말어”
광석이가 주제에 대한 정적을 깨뜨렸으나 깨뜨려진 정적의 조각은 다시 끈끈하게 다물어진 입들 처럼 원상 복귀 되었다.
선생님은 씁쓸 하였다. 더 이상 발표가 없자 제 스스로 발표 해야 함이 북치고 장구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 이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일본 문학에 있어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야. 이 중편 소설은 10년간 가까이에 걸쳐서 쓴 미의 집결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사실 인물의 성격이나 줄거리 등도 분명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긴 하지. 너희들에게 아까 전에 줄거리 발표하라고 한 것은 좀 너무 했나보군. 하지만 그렇게 애매 모호한 상황에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나 미묘한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미적인 표현들을 인간의 심리와 잘 엮은 것도 한 목하고. 가와바타의 설국은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한 작품이야.”
그제서야 학생들은 오오오 라고 감탄했다. 그 소설이 얼마나 애련한지 뛰어난지 그런거는 속은 따위에 불과했다. 그저 겉모습만 노벨이면 다이나마이트 처럼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것 이었다. 하긴 선생도 설국이 노벨 상을 탄 작품이 아니었으면 이번 시간 주제를 설국이 아닌 노인과 바다로 하지 않았을까? 노벨이라는 명예에 끌리는건 학생이나 별반 차이 없었나보다.
“너희들도 설국을 꼭 읽어 보도록. 엄청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으니까 말야.”
필독에 관해서는 학생들은 여전히 지루한 행진을 하고 있었다. 성찬이는 지루한 행진을 해야 함을 비난했다.
“헹. 늑대같은 남자가 나오는게 뭐 아름 다운 소설이라고. 설국 제목을 차리리 소굴로 바꾸시지.”
그러면서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선생의 시선도 신경 안 쓰고 잠을 잤다.
“우리나라도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한 수준이 되는 작품이 여러개 있지만 말야 아시아 라는 한계점과 국력이랑 이 번역 자체의 오류로 인하여 타기 어려운 점이 사실 있긴 하지. 일본은 벌써 2개나 탔는 걸. 우리 민족의 우수한 문학도 이제 탈때가 됐지. 너희들이 책을 많이 읽어서 우리나라가 문학 강대국이 되었으면 한다.”
학생들은 여전히 잠자는 지니처럼 선생의 소원을 못들은채 하고 꿈속의 해매고있었다.
효정이가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잠이 쏟아지는 것 같은 범생이인 광석이에게 갑자기 다시 되 물었다.
“아까. 니가 말했잖아. 도대체 이 소설의 뭐가 재수 없다는거야? 아 일본은 노벨 문학상 2개나 탓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노벨 문학상의 한개도 타지 못해서 괜히 부러워서 재수 없다는 그런거야?”
“아니. 사실 그게 아니라..”
“그럼?”
“가와바타. 그 사람 노벨 문학상 탄후에 자살했거든.”
“응?”
“난 기독교인으로서 끝까지 자신을 주어진 생을 살지 않고 자살한 사람은 정말 싫거든. 이작품도 훌륭하긴 했지만 난 그 작가가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삶의 모습에서 실망했어. 힘들게 살았는건 사실이긴 하지만. 가와바타가 죽음을 미화한 것 같은 느낌이 영 섬뜻 해서 말이지. 누가 뭐라 하던지 그저 내 느낌이야.”
“아..그랬었구나..”
효정이는 좀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흔들고 있었다. 광석이는 창문 밖의 추위를 따라가고 있었다.
광석이가 방금 의자에 일어나 주제의 보여지는 정해진 길을 따라서 걸은 거짓 걸음은 선생과 반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누가 뭐라해도 가슴에 품고있던 설국의 느낌에 대한 진실은 가와바타가 자살하여 세상 밖으로 날린 것처럼 같이 따라 그저 재수 없다라는 마음으로 그 길위를 탈퇴하며 나르고 다른 해석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이 굳이 책의 진실만을 추구 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삶까지 따지기에는 너무 태클의 거는 것 같은 해석으로 보일지라도 그것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 보는 것은 자신의 자유였다. 나폴레옹도 위대한 인물로 알고 있지만 그 나폴레옹에게 가족을 빼앗기고 학살당한 그 당시 폴란드 국민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말 안해도 아는 것 처럼.
그저 이성이 만들어 놓은 기준의 벗어나 자신이 느끼는 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무한히 열려져 있는 빈 공간에 새로운 기준을 스케치하는 자유로운 창작의 시작이 되리라.
짧게 짤린 이 머리는 정말 군인같이 전쟁터나 다름 없었다. 일본 식민 시대 때 만들어 놓은 학생들은 머리를 짧게 짤라야 하는 머리의 사고방식이 틀어 박혀 있음을 그대로 보여 주 었다. 어른들 보기엔 좋았으나 학생들 자신의 그 모습에겐 자유의 죽임이었다. 마찬가지로 설국도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으나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아름답지 않다고 나서서 말 할 수 있었을까?
보이는 기준 밖의 외로우나 용감하게 나갈 수 있다는 것. 그저 이성이 만들어 놓은 기준의 벗어나 자신이 느끼는 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무한히 열려져 있는 빈 공간에 새로운 기준을 스케치하는 자유로운 창작의 시작이 되리라.
총알을 이겨내는 힘과 깃발을 빼앗은 힘보다 자유로운 평화를 되찾는 방안을 가르쳐 주는 이는 정말 드물었다. 추위는 점점 세지고 몰래 자던 잠마져 죽이고 있었다. 많이 피곤해 보였다. 선생은 잠시나마 평화를 가르쳐 주는 드문 선생이 되었다.
“자 거기 뒷자리에 창문들 닫고. 난 너희들이 공부를 잘 하던 못 하던 간에 좋은 대학을 잘 들어 가던 간에 못 들어 가든간에 너희들이 사회에 나가서 서로를 위해 헌신하고 무슨 일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사회에 나가도 힘든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그 힘든일이 보람된 일에 쓰일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난 너희들을 굳게 믿는다. 이렇게 수업밖의 책을 소개하는 것도 다 마음의 양식을 쌓게 하기 위해서야. 시험도 끝났는데 수업 밖 주제 듣는다고 고생했다. 자 오늘 수업은 10분 일찍 마치는 걸로 하지. 여기 까지.”
선생은 그렇게 출석부를 들고 문을 열고서는 문으로 잠시 들어오는 추위를 닫아주려는 듯 문을 살짝 닫고 밖으로 나갔다.
“아 뭐야 코선생 큭큭.”
괜히 성찬이가 한마디 던지며 잠의 세계로 쓰러졌고 차례대로 잠과 힘겹게 버티고 있던 애들은 곧장 꿈의 세계로 추락했다.
그 가운데 광석이만이 의자에 앉은 자세로 사색에 잠긴 듯 버티고 서 있었다.
효정이도 창문만의 바라보는 광석이를 바라보며 눈을 감고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광석이만 잠들지 않고 보면서 느끼고 있었다. 분명히 창문으로 닫겨서 막혀 있으나 창 유리 밖으로 투명하게 비추는 저 밖의 세계를.
추위가 광석이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 같았다.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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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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