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나 동시조는 생활 속에서 얻은 감동이나 상상에 의한 생각을 노래하듯 짧은 말로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그러나 동시조는 정형시이기 때문에 글자수(음수율)를 맞추어 쓴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대체로 동시를 쓸 때 생각하여야 할 점이 먼저 ‘무엇을 쓸까’이고, 다음이 ‘어떻게 쓸까’입니다. 동시조를 쓸 때도 동시를 쓸 때와 똑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그러면 동시와 동시조를 비교해 보도록 합시다.
<동시조>
겨울 바다
김영기
겨울 바다가
감기를 앓는다.
흰띠를 동여매고
밤새 뒤척이며
크렁크렁
목가래를 앓는다.
아스피린 한 알로는
낫지 않을 감기.
<동시>
겨울 바다
김영기
겨울 바다가
감기를 앓는다.
흰띠를 동여매고
밤새 뒤척이며
크렁크렁
목가래를 앓는다.
아스피린 한 알로는
낫지 않을 감기.
◐ 배운 내용을 확실히 알아봅시다.
1. 아래 예시한 두 편의 글을 보고 동시조와 동시로 구별하여 ( )안에 서 보세요.
고깃배 타는 아버지 배에서 오시는 날,
우리 집은 조그만 바다가 되지요.
소라의 무지개 꿈도 갖고 오신 아버지.
뱃기름 냄새가 온 방안 가득하고,
코 고는 숨소리는 파도소리 같아요.
그래도 나를 태우고 꿈나라로 가는 아버지.
( ) 할아버지 그림
3학년 박진우
할아버지
사진 보며
그림 그렸죠.
엄마가 보시고
안경 쓴 눈이 닮았대요.
2. 동시조 형식에 비추어 볼 때 글 ‘할아버지 그림’이 글 ‘아버지’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할아버지 그림’을 동시조 형식에 맞춰 보면,
초장 : 할아버지 사진 보며 그림 그렸죠.
4 4 2 3
중장 : 엄마가 보시고 안경 쓴 눈이 닮았대요.
3 3 5 4
가 됩니다.
따라서 □□이 없으므로 ‘동시조가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 동시를 동시조로 쓰기
시조 짓기를 할 때 동시를 동시조로 고쳐 보는 것은 시조 공부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먼저 시조 형식인 3장 6구체로 짜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다음은 한 장의 음수율을 2구로 나눠 7자를 중심으로 한두 글자 더 하거나 빼면서 써 갑니다. 마지막으로 종장의 첫 구 석 자와 둘째 구 다섯 자를 맞추어 쓰면 완성된 것이지요.
이 때 유의해야 할 일은, 남이 쓴 동시를 동시조로 고친 글은 나의 창작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음은 교과서에 실린 동시를 동시조로 고쳐 본 것입니다.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검토해 보도록 합시다.
<동시>
아침 바다
바다 아침은
계절도 없이
반짝 반짝
꽃을 피운다.
물굽이 이랑마다
떨어지는 빛살로
마치
꽃그물이라도 이루듯
바다 아침은
꽃으로 철썩거린다.
◐ 배운 내용을 확실히 알아봅시다.
1. ꃚꃅ 동시를 활용하여 2연 16행의 동시조로 고쳐 써보자.
<동시>
유채꽃 풍경
김영기
갯마을
고샅길 돌아돌아
한 무더기,
어린이들이 일기를 쓸 때 대부분 생활문 형식으로 쓰는 일이 많습니다. 똑같은 형식으로 계속해서 쓰는 것보다 글의 종류를 다양하게 섞어 쓰면 여러 종류의 글을 자주 서 보게 되므로 글을 잘 쓸 수 있어 좋습니다.
일기는 있었던 일을 자세히 기록하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짧은 단시조보다는 연시조로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아래의 일기 예문을 글감으로 하여 동시조를 써 봅시다.
4교시 체육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농구공을 가지고 오셔서 나는 기뻤다. 왜냐하면 농구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아이들도 좋아서 ‘와’하고 소리쳤다.
“너희들 내가 그렇게 좋으냐?”
선생님을 우리가 농구공 때문에 소리를 지른 것을 알면서도 웃으며 말씀하셨다.
우리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농구를 했다. 우리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농구공을 쫓아 다녔다. 나도 힘껏 공을 따라 달렸다. 아이들이 링으로 공을 던졌는데 공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정확히 던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연습을 하면 될 텐데. 그래도 우리는 좋아서 자꾸 공을 던졌다. 공이 들어가면 던진 아이는 좋아서 껑충껑충 뛰었다. 아마도 하늘까지 날고 싶을 것이다.
종이 울려서 농구를 그만 두고 교실로 들어가려니까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조그만 더 했더라면 좋겠는데, 종이 울려서 하는 수 없었다. 다음에도 또 농구를 했으면 좋겠다.
☆ 연시조로 써보기
4교시 체육시간 공 갖고 오신 선생님,
아이들은 좋아서 ‘와’하고 소리치네.
농구공 때문인데도 좋아 웃는 선생님.
두 편으로 나눠서 즐거운 농구경기,
던진 공이 빗나가서 모두모두 안타깝네.
슛 골인! 좋아서 껑충껑충 하늘을 날고픈 맘.
재밌는 체육시간 시간도 빨리 가네.
농구경기 그치려니 아쉬운 생각뿐,
조그만 잘 했더라면 선수로 뽑힐 걸.
<일기>
20 년 월 일 요일 흐림
감기
감기가 들어 하루 종일 앓아 누워 있었다.
해질 무렵에야 겨우 정신을 차려 보니 어머니께서 옆에 계셨다.
"이제 정신이 좀 드는 모양이구나, 열이 40도나 오르더니."
나는 어머니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 단시조로 써 보기
<동시조>
초장 : 감기 들어 하루 종일 앓아 누워 있었네.
중장 : 정신을 차려 보니 옆에 계신 어머니
종장 : 이제야 정신이 드니? 미안한 내 마음.
10. 동시조 감상하기
동시조를 많이 읽는다는 그 자체가 동시조 쓰기 공부입니다.
남의 글을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으면 그에 따라 좋은 동시조를 쓸 수 있지요. 지은이의 입장이 되어 그의 생각과 느낌을 받아들이고 자기의 것으로 하여 감동의 세계로 젖어드는 것이 감상하기의 목적인 것입니다.
시조를 감상하는 데는 어떤 법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옛시조와 현대시조를 구분하여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옛시조를 감상하는 요령
① 장과 구 등 글자 수를 잘 관찰하여 어떤 종류의 시조인지 알아본다.
② 지은이와 시조의 시대적 배경을 알아본다.
③ 시조에 나타난 장소나 계절 등을 살펴본다.
④ 장이나 구절 속에 숨어 있는 지은이의 마음을 찾아낸다.
⑤ 무엇을 노래한 것인지 중심 생각을 찾아본다.
◎ 현대시조를 감상하는 요령
① 제목이 지니고 있는 뜻을 생각해 본다.
② 행이 바뀜에 따른 장면이나 느낌의 변화를 알아본다.
③ 연이 바뀜에 따른 지은이의 숨겨진 생각을 찾아본다.
④ 빗대어 쓴 말, 재미있게 표현된 말 등의 표현 기법을 찾아보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본다.
⑤ 무엇을 노래한 것인지 중심 생각을 찾아보고, 그 장면이나 기분을 머릿속에 그려 본다.
◐ 배운 내용을 확실히 알아봅시다.
1. 옛시조 한 수를 택하여 3장으로 나누어 쓴 후 감상하는 요령 ①~⑤의 항목에 따라 감상해 보자.
2. 다음 현대시조를 읽고 감상하는 요령 ①~⑤의 항목에 따라 감상해 보자.
가을
이병기
들마다 늦은 가을 찬 바람이 일어나네.
벼 이삭, 수수 이삭 오슬오슬 속삭이고,
밭머리 해 그림자도 바쁜 듯이 가누나.
무배추 밭머리에 바구니 던져두고
젖 먹는 어린아이 안고 앉은 엄마 마음
늦가을 저문 날에도 바쁜 줄을 모르네.
3. 다음에 예시한 ‘동시조 감상문’을 참고로 하여 동시조를 읽고 여러분 나름의 감상문을 써 보자.
<동시조 감상문>
정겨운 제주의 돌담
- ‘돌담의 계절’을 읽고 -
김영기 선생님이 지으신 ‘작은 섬 하나’라는 동시집에는 70여 편의 재미있는 동시와 동시조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선생님은 전에 우리 학교 교감 선생님이셨기 때문에 너무 기뻐서 읽어보았습니다. 그 중에도 ‘돌담의 계절’이란 작품이 가장 내 마음에 들었습니다.
‘돌담의 계절’에는 계절별로 제주도의 농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돌담·봄에는 겨울을 삭임질하는 소가 나옵니다. 그것은 지난 일을 반성하며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소가 삭임질하듯이 지난 겨울을 반성하는 것은 참 재미있습니다. 또, 길가의 풀꽃들이 눈인사로 아침을 연다는 표현은 너무 정답습니다.
돌담·여름에는 여물어 가는 보리와 감귤을 위하여 구름으로 떠올라 단비를 뿌리고 싶은 것은 농부의 마음입니다. 농부들의 땀방울이 수박 냄새처럼 싱싱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서 여름이 되어 내가 좋아하는 수박을 먹고 싶습니다.
돌담·가을은 공기가 맑은 제주의 아름다운 들녘을 그린 시입니다. 풍년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풍년가를 부르는 농촌 풍경이 나를 기쁘게 했습니다. 노을 속으로 날아가는 철새 떼들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돌담·겨울에는 추위를 막아주는 돌담이 고맙습니다.
눈 덮인 하얀 동화의 나라에서 나도 돌담의 꿈을 꾸고 싶었습니다. 작은 풀씨와 빈 가지뿐인 나무를 포근히 덮어주는 하얀 눈이 어머니 꿈처럼 포근합니다.
나는 이 시를 읽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느꼈습니다. 돌담 곁으로 찾아온 봄, 돌담 안에서 여물어 가는 열매, 돌담 너머 아름다운 노을, 돌담과 함께 꿈꾸는 겨울 등 모든 것이 정겨운 돌담과 함께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도시화되어 가는 제주도의 환경은 오염되고 있습니다. 도시화되는 제주도는 편리하지만 제주도의 아름다움은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이 시에 표현된 돌담의 사계절처럼 제주도를 아름다운 섬으로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지훈아 이리 줘.”
“형, 내가 먼저 잡은 거야.”
“내 자동차에 그 블록이 필요하단 말이야.”
“조그만 녀석이 형한테 말대꾸야.”
나는 동생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엄마, 형이 때렸어요.”
“현지혁, 왜 동생을 때리니?”
하며 어머니께서 꾸중을 하셨다. 나는 블록 놀이를 하다가 그만 동생과 다투고 말았다. 블록 놀이를 시작할 때에는 사이좋게 했는데 어느 사이에 나는 동생과 다투고 만 것이다.
어머니는 동생에게 그 블록을 양보하고 때린 것을 사과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어머니가 동생 편만 드니까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사과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엄마가 없을 때 혼내 줄 거야.’
하고 생각했다. 그때 어머니가 일을 마치고 내 곁으로 오셨다.
“지혁아, 엄마가 시 한편을 읽어줄게 잘 들어보렴.”
그 동시는 ‘꽃을 피우는 작은 천사’라는 책 속에 들어있는 김영기 선생님이 쓴 동시조였다.
제목은 ‘동생과 다툰 날’이다.
바윗돌로 누른 듯
마음이 무거워요
남 모른 데 숨어서
소리쳐 울고 싶어요
자꾸만
동생 얼굴이 떠올라
미안한 맘 뿐이어요
조그만 참았으면
좋았을 거예요.
내가 먼저 양보하면
더 좋았을 것인데요
솔직히 사과해야지
동생이 기다려져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화가 안 풀려서 식식거렸는데 어머니께서 들려 주신 동시를 듣고 나니 화가 좀 풀렸다.
나는 이 동시조를 혼자서 다시 읽어 보았다.
바윗돌로 누른 듯
마음이 무거워요
동생과 다투고 나면 나도 이 시처럼 마음이 무겁다.
‘내가 형인데 형으로서 어린 동생의 마음을 몰라주면 안 되지.’하는 생각으로 동생과 다툰 걸 후회하게 된다.
이 동시는 내 마음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동생과 다툰 날’ 동시조가 참 마음에 든다.
‘그래, 앞으로는 내가 조금 더 참고 양보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내 마음이 점점 편해진다.
<동시조 감상문>
우리를 지켜주는 불
-동시조 ‘가로등’을 읽고-
나는 밤길을 걷다가 나의 앞을 환히 밝혀주는 가로등을 보면 길을 안내해 주는 안내원 같다는 느낌이 든다. 때론 엄마의 기다림 같기도 하다.
친구네 집에서 늦게 돌아올 땐 무섭기보다는 엄마가 나를 기다리실 거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가로등이 이런 나를 더 빨리 가라고 더 밝게 비춰준다. 가로등은 늦은 밤에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지켜주는 마음 따뜻한 경찰아저씨 같기도 하다. 그러한 마음이 담긴 이 시 전문을 소개하겠다.
가로등
김영기
어스름 물드는
동구밖에 홀로 서서
기다림에 초조하신
엄마의 마음처럼
밤마다 꽃으로 피어
날 반기는
가로등.
비오면 비도 좋고
눈 내리면 더 좋다네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잖는 엄마처럼
밤길을 밝혀 주고서도
제 자랑 않는
가로등.
이 시를 읽으니 4학년 때 친구 생일날. 늦게까지 놀다가 어두워서야 집에 왔던 일이 생각난다. 그 땐 어두워서 무서웠다. 특히 학교 앞을 지나갈 때가 무서웠는데 그 옆에 환한 가로등 때문에 조금은 안심하고 집으로 올 수 있었다. 고마운 가로등이다.
‘가로등’이란 시에서 특히 2연의 다음 구절이 마음에 든다.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잖는 엄마처럼
밤길을 밝혀 주고서도
제 자랑 않는 가로등’
이 부분을 읽으면 엄마가 우리를 위해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희생하면서 사랑하시는 마음을 가로등으로 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가로등은 사람들에게 밤길을 밝혀주면서도 제 자랑 안하고, 자기 할 일만 묵묵히 실천하는 정직하고 겸손한 성격을 지니라고 가르쳐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시를 읽고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과 큰 일을 하면서도 자랑 않는 것이 가로등과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우리 엄마를 그려보았다. 나는 엄마 속을 많이 썩혀드렸는데, 이 시로 엄마의 사랑을 깨닫고, 엄마께 죄송하다. 왠지 내가 불효녀 같다.
‘엄마, 죄송해요.’
이제 가로등은 내 마음속까지 밝게 비춰주는 나의 벗이다. 앞으로는 무심히 대하던 가로등을 고맙게 생각하고, 그 교훈을 본받아 엄마께 효도하는 사람이 되겠다.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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