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사람, 박재형.

  혼자 십자가를 짊어 지셨구만.
그 무게를 어찌 견딜고.
소한 추위가 매서운 데...

 박재형  선생
구구한 변명이 너무 가엾네.
동화작가면 작가이지 어찌 시와 소설에 점수를 매긴단 말인가?
그래서 결과는 강문신 같은 시인의 작품성에 어떤 점수를
줬는지 이미 우리에게 잘 보여주었네.
그런데도 자네가 문진금 심사를 잘했다고,
우리 가슴에 칼을 꽂아놓고 이제와서  이해하라는 건가?
심사위원 5명의 자질이 어떠한지,
문학에 대한 안목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참에 명약관화하게
자기들 스스로가 정체를 탄로시킨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되지는 않나?

그리고 십자가는 왜 들먹이나?
문예진흥기금 심사위원이 예수님이라도 됐다는 말인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을
감히, 아무 두려움도 없이
자네가 문진금 심사위원 맡은 거에다 비유하다니...
상당히 오만방자하다고 생각지 않나?

이번 일은
이제까지의 자네의 겸손과 동화작가라는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정체가 노출되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는 자네를 다시 보게 되었다네.
동화책으로 받는 인세가 많아서 종합소득세까지도 낸다고
자랑하던 자네, 너무나 세속적이었네.

우리는 순진하게도 자네가 이런 글을 올린 줄 알고
재빨리 읽어보았다네,

"문학적 안목도 일천하고 그저 동화나 좋아해서 쓰는 저가
명예욕으로 문진금 심사위원을 맡았다가
여러 문인들의 작품에 점수를 준 것을
깊이 후회하며 머리를 땅에 박고 사죄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매도 달게 맞겠습니다. "    

동료 문인의 눈에 피눈물을 고이게 한 자네,
무엇을 잘했다고 나서는가.
심사위원 5인이 한묶음으로 나서서 엎드려도 모자랄 판에.

 신랄한 비판이 분한 가슴을 위로하네요.
준비절차가 까다로워 고생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탈락했다면 얼마나 원통하겠는가요. 엉성한 변명을 하는 것은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것보다도 못한 듯 하네요. 실명으로 글을 쓰지 못해서 조용히 있으려다가 한마디 합니다. 실명으로 쓰면 박재형선생의 상심이 더 클듯하여.

 저도 털어져수다. 그거 서류 제출할 때 너무 복잡하고 힘들어서 포기할까했는데 결국 떨어졌습니다. 에구 그냥 공돈 먹는 거  빽있어야 헌덴 누게가 고릅디다만 ...... 사실이 아닙쥬?

 아래 글들을 읽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문학기금? 저도 떨어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거 창작하면서 어려운 이들 생기 넣어 주려고 만든 돈 아니었나 해서요

심사위원들 명단 보니 설령 제 작품성이 아주 좋았다 해도 덜어졌겠네요.
그리고 당선? 된 분들 명단 보니 개인적 감정 완전 배제한거 같진 않은데요? 이건 제 느낌입니다. 느끼는 건 자유잖아요.

 박재형 씨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꽂히는 건 공평하지 않은 거죠. 심사위원 중의 한 분으로 참여하셨으니,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심사위원장은 입을 다물고 있는데, 이렇게 한 사람에게만 곡매를 드는 건 옳은 일이 아니라고 봐요. 그리고 나머지 심사위원들은 입이 없을까요? 특히 시 분야에 심사를 한 시인께서는 더더욱 할 말이 많으실 듯한데요? 시인으로서 심사에 참여하신 분께도 묻고 싶네요. 그 자리에 뭐하러 참석하신 거냐구요. 시 분야는 전혀 심사도 않으셨다는 말씀 아닌가요?

 작가님들의 그렇게 가난하다면 힘을 모아 생계를 유지하고 품위있게 책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을 받도록 목소리를 한데 모아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듯 합니다.
지원금이 지원대상자에 비하여 턱없이 모자란다면 어떻게 작가님들의 창작 활동이 자유롭겠습니까?
박재형작가님의 솔직한 답변이 가슴에 다가오네요.
문학적 안목이 짧다는 겸손의 말씀에 고개 숙여집니다. 그런데 댓글들을 읽어보니 그 마음을 난도질당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말이 이렇게 매서운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섬뜻하네요. 서로 보듬어주고 이번에 못받은 사람은 다음에 받고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좋을 듯 ...뭣도 모르는 사람이 이런말 해서 죄송...

 만약에 <사죄하라>는 글을 쓴 님이 문예진흥기금을 받게 되고 다른 사람이 선정되지 못했어도 동화작가면 작가이지 어찌 시와 소설에 점수를 매긴단 말인가? 라고 질타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강문신 시인의 작품 물론 훌륭합니다. 그런데 납득이 안가는 것은 시를 타장르 문인이 심사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예진흥기금의 수혜자 선정 심사는 신춘문예 작품 심사와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떡반 가르듯이 시 분과 몇 명 소설 분과 몇 명 이런 식으로 미리 배분해놓고 시는 시인이 소설은 소설가가 심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칙이 정해졌다면 모르겠지만 심사료등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어서 5명의 심사위원을 위촉했을 건데 이런 식으로 심사위원의 자질을 거론하며 논쟁과 날선 비판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좀 이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더 객관적으로 들여다 본다면 이런 논리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분과별로 같은 수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했으므로 심사위원 중에는 시분과 쪽 위원도 분명 있습니다. 그 분은 뭘 하셨을까요? 만약에 시 분과 쪽만 부당하게 소외를 당했다면 그 분이 바라만 보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아무런 원칙도 없이 단순히 친분등 기타의 사유에 따라 선정이 되었다면 명색이 시분과를 대표해서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분이 가만히 구경만 했을 것인가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논쟁과 비판은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문협회원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글을 씁니다.
문학은 그야말로 삶의 향기를 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협 게시판이 아름다운 글로 문학의 장으로 거듭나는 게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