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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어리 살어리랏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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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준
작성일 2006-04-24 (월) 09:46
홈페이지 http://www.dramajeju.pe.kr
분 류 희곡
ㆍ추천: 6  ㆍ조회: 1675      
IP: 203.xxx.194
살어리 살어리랏다(13)
제 13 경(탐라성)

굿을 하는 연물소리 들리면서 무대 밝아진다.
병풍이 쳐진 가운데 작은 상위에 넉물, 보십쌀, 적삼이 놓여 있다.
악공들이 한쪽에 앉아 연물을 치고 있고, 가운데 앵두가 무명 천을 얼굴에 쓰고 앉아 있다.
이화 무당이 되어 주문을 외며 넋들임을 하고 있다.
굿은 마무리 단계인 새풀이를 진행하고 있다.

이 화 : 궂은 새는 주며 물 주며 려나 가는디
       나는 스물싯 몸천에 앉아서
       신벵을 주는 새 본뱅을 주는 샌
       청너월 걷어당 흑너월 걷어당
       날로 로 궂인 새랑 낫낫치 리자
       주어나 훨쭉

악기가 울리고 이화 신칼로 앵두를 찌르는 시늉을 하며, ‘쑤어나라’를 외친다.

이 화 : 쑤어나라 쑤어나라, 쑤어 쑤어 쑤어나라
       쑤어나라 쑤어나라, 쑤어 쑤어 쑤어나라

한참 후 신칼을 던져 점을 보고 찬물을 입에 물고 앵두 위에 뿌린다.

이 화 : 헛쉬! 헛 쉬이!

이 때 앵두, 무명천을 걷고 일어선다. 그리고 갑자기 신이 내린 듯, 두발로 껑충껑충 뛰며 춤을 춘다. 한참을 추다가 쓰러진다.
이화 다가가 앵두의 몸을 일으키려다 배가 봉긋함을 발견한다.

이 화 : (배를 만지며)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이야. (혼자 소리로) 앵두야. 아니지?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내가 무슨 망상인가?

앵두를 다시 눕히고 다시 물을 입에 품었다가 앵두의 얼굴에 뿌린다.

이 화 : 헛쉬. 헛쉬이

앵두 벌떡 일어나 혼자소리를 한다. 사방에서 안개가 몰려온다.
연물소리 약하게 배경음으로 깔린다.

앵 두 : 아가야. 네가 왔구나. 무엇이 부끄러워 숨어 있느냐? (사이) 어미 볼 면목 없니? 괜찮아 어서 나오너라. 수고 많이 했다. 어디 얼굴이나 보자. 통정아!

병풍 뒤에서 통정 얼굴을 내밀고 사방을 살핀 후 나온다.

앵 두 : 괜찮아요. 장군님. 여긴 우리 둘만의 세상이에요.
통 정 : (다가오며) 미안하오. 나 때문에 고생이 많구료.
앵 두 : 그런 섭섭한 소리 마세요. 비바람이 나무를 키우듯 고난이 심할수록 사랑은 깊어 가는 겁니다. 헌데 장군님은 어데 계시는 겁니까?
통 정 : 오랑캐의 거치른 말발굽소리, 나라 잃은 백성의 신음소리에 구천을 떠돌며 잠들지 못하오
앵 두 : (두 손을 마주잡고)당실이도 끌려가고, 삼별초 군사 가족들이 다 죽었습니다. 세상은 온통 철없이 핀 핏빛 진달래 천집니다. 장군님은 흙먼지 어둠 속 한줄기 빛인데, 장부의 꿈 접어두고 어디 가셨습니까? 아름다운 향기만 남겨놓고 어디 가셨단 말입니까?
통 정 : 저승이 좋은 줄 알았는데 찔레꽃 냄새도 맡을 수 없소.
앵 두 : 장군님. 제가 가겠습니다. 장군님 모시기 위해 곁으로 가겠습니다.
통 정 : 됐소. 이제 충분히 위로 받았소.
앵 두 : 왜 절 살려두었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통 정 : 그렇게 고초가 심할 줄 알았더면 차라리 함께 길을 떠날 걸. 날 용서하고 구원을 얻으시오.
앵 두 : 장군님, 장군님의 사업은 끝난 게 아닙니다.
통 정 : 무슨 소리요?
앵 두 : 내 몸 안에 장군님의 꿈이 숨쉬고 있단 말입니다.
통 정 : 회임 했단 말이오?
앵 두 : 그렇습니다. 장군님의 꿈은 뱃속의 아기를 통해서 반드시 이루어질 겁니다.
통 정 : 오 이런. 하늘이 저주를 내렸구료.
앵 두 : 아닙니다. 은총이옵지요.
통 정 : 반역자의 후사는 제명에 살지 못할텐데, 앞일을 어찌 감당하려고 그러시오?
앵 두 : 죽은 자가 무슨 걱정입니까? 살아 있는 자는 어찌했든 다 살아 갈 것이고, 세상에 태어난 자는 다 제 몫이 있는 것이니 염려 마십시오.
통 정 : 당신에게 큰짐을 맡겼구료.
앵 두 : 이 세상에 오신 정표로 남긴 선물이옵지오. 내가 외롭지 말라고.
통 정 : 고맙소. 그럼 당신만 믿고 훨훨 날아가겠소.
앵 두 : 아무 염려 마시고 다녀오십시오. 전 칠일마다 일곱 번 춤을 추고, 몸이 무거워지기 전에 산 속으로 들어가 장군님을 모시겠습니다. 제가 춤을 출 때에 장군님은 오셔서 즐기십시오.
통 정 : 당신이 부르면 언제든지 오리다.
앵 두 : 장군님은 죽어도 죽은 게 아닙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한줄기 빛이 그립듯 섬사람들 마음 속에 장군님은 전설처럼 살아 있을 겁니다. 제가 장군님의 입이 되겠습니다. 제 몸으로 오셔서 못다 한 말도 하시고 백성들의 한도 풀어 주십시오. 그게 절 구원하고 세상을 제도하는 길입니다.
통 정 : (포옹하며) 고맙소.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하겠소.
앵 두 : (사이. 포옹 풀며) 자 이젠 제 춤을 받으십시오. 그리고 저승으로 가셔서 염라대왕의 허가받고 제가 거처하는 곳으로 좌정하십시오.
통 정 : 그래 우리 춤을 춥시다. 원통하게 죽은 병사들 영혼도 위로하고, 죄 없이 죽은 어머니 넋도 건지고, 오랑캐 물러가길 간곡하게 기원하면서 춤을 춥시다.
앵 두 : 고맙습니다. 장군님을 모시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자 그럼 제 몸 안으로 강림하십시오. 당신이 오시면 기력이 남아 있을 때까지 희열에 몸을 떨 겁니다.

앵두, 신칼과 요령을 들고 춤을 춘다. 통정 앵두의 춤에 화답하듯 한 쌍이 되어 춤
을 춘다.

이 화 : (앵두의 춤추는 모습을 보다가) 어머, 신이 내렸다. 앵두에게 신이 내렸어.저 춤추는 걸 봐요. 사람들아 연물을 힘차게 쳐요.

연물소리 높아지고, 이화와 통정 두발로 껑충껑충 춤을 추는데 죽은 장수와 병사들
이 한 사람씩 모여들어 한바탕 춤을 춘다.


이름아이콘 강준
2006-04-24 09:48
 그간 애독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름아이콘 고성기
2006-04-28 07:37
 강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희곡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젠 누가 연재를 할까?
기다려 집니다
이름아이콘 김문수
2015-09-05 12:56
수고 하셨습니다.
다음회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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