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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어리 살어리랏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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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 준
작성일 2006-03-08 (수) 07:16
분 류 희곡
ㆍ추천: 66  ㆍ조회: 1748      
IP: 220.xxx.80
살어리 살어리랏다(2)
제 2 경(탐라성)

암흑 속에서 고문하는 매질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고, 그에 맞춰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 두어번 그렇게 극장 안을 무섭게 감돌다 조명이 들어온다.
흔도와 두 명의 병사가 고문을 하고 있고,  피투성이가 된 앵두가 의자에 묶인 채 정신을 잃었다.

흔 도 : 지독한 년. 어서 물을 뿌려라.

병사, 준비된 물을 앵두에게 끼얹는다.
앵두 의식을 되찾는다.

앵 두 : (신음처럼)차라리 날 죽여라.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러느냐?
흔 도 : 이봐. 정신 차리고 잘 생각해. 세상이 바뀌었어. 역적수괴는 곧 잡혀. 까짓 것들이 가면 이 섬 안에 어디를 가겠어?
앵 두 : 죽을 때 죽더라도 침략자들에게 굴복하진 않을 것이다. 내나라 내 땅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 내 놓으신 분이 회유한다고 넘어갈 것 같으냐?
흔 도 : 침략자라고? 우린 정복자야. (은근하게) 난 대몽골제국 고려감독관이야. 허니, 말만 잘 들으면 내 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지. 어때? (턱을 들어올리고 살피며)보아하니 섬에서 썩긴 아까운 얼굴인데.
앵 두 : (흔도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짐승을 받드느니, 차라리 혀를 깨물겠다. 어서 죽여라.
흔 도 : (침을 닦으며) 허, 고년 성깔하고는 얼굴값을 하는 군. 그래봐야 너희들은 우리 몽골군사의 씨받이 신세야. 이 코딱지만한 섬 하난 불태워 없애버릴 수도 있어. 알겠어? (호탕하게 웃는다)

송보연과 왕자, 도내, 성주, 이화, 당실이가 들어온다.

송보연 : 대인 찾았습니다. 도망간 반역의 잔당을 찾았습니다.
흔 도 : 암. 해상이 모두 봉쇄되었는데, 뛰어봐야 벼룩이지.  
송보연 : 흙붉은 오름에 숨어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제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가서 잡아 오겠습니다.
흔 도 : 꼭 생포해 와.
송보연 :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예를 갖추고 나간다)
흔 도 : (흡족한 웃음을 날리며)으하하하. 이제 저항의 무리는 모두 없어졌고, 고려는 완전히 내 손아래 있다. 잘 들어라. 앞으로 탐라는 다루가치를 두어 우리가 직접 관할한다.
성 주 : 하오나, 탐라는….
흔 도 : 내말은 곧 쿠빌라이 황제의 명이다. 나에겐 일본을 쳐야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이곳은 대양 정벌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니, 전함 만들고 목마장 설치하고 병사를 훈련시키리라.
이 화 : (엎드리며) 대인.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 이 애는 실성하여 가출했던 제 동생이옵니다.
흔 도 : 뭐라고? 동생? 그러면 탐라성주의 처제가 반역수괴의 애첩이었단 말인가?
성 주 : 당치 않은 말씀이옵니다. 앵두는 항파두리에 파견 된 약혼자를 찾아갔다 잡혀 있던 것뿐입니다.
이 화 : 그러하옵니다. 오히려 김통정의 마음을 흩어 놓았으니 상을 주셔야 합니다.
왕 자 : 성주, 호도하지 마시오. 내가 다 보았소.
앵 두 : (악을 쓰듯) 난 김통정 장군님의 여잡니다. 날….
당 실 : 아가씨. (앵두의 입을 막는다), 가만 있으세요.
성 주 : 우리 처제는 왕자댁 며느리로 약조됐습니다. 왕자 그렇지 않소?
왕 자 : 약조라니 무슨 소리요? 앵두 때문 국성이가 죽었잖소?
흔 도 : 좋다. 성주를 믿겠다. 풀어 줘라. 대신 앞으로 내가 하는 일에 이렇다 저렇다 토 달지 마라.

병사들 앵두의 포승줄을 푼다.

성 주 : 참으로 하해 같은 성은이옵니다.
이 화 : 고맙습니다. 대인.  
흔 도 : 고맙긴. 대신, (당실이를 가리키며) 저 애처럼 건강한 여자들 많이 선발해 두라. 그들에게서 천하를 지배할 몽골의 후예들을 낳게 하겠다.
성 주 : 하오면, 피를 섞는단 말씀입니까?
흔 도 : 황제의 은총이니 감사하게 생각하라. 대몽골 제국의 백성이 되는 것이다. 인재로 뽑힐 기회를 주는 거야.
왕 자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흔 도 : 그리고 이번 모반에 가담한 자는 모두 찾아내라. 반골 기질이 있는 자는 아예 그 뿌리를 자를 것이다.
성 주 : 대인. 섬사람들은 배불리 먹여준다는 말에 속아 넘어간 것뿐이옵니다. 하해같은 아량으로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흔 도 : (화내며) 감히 어디다 말대꾼가?
성 주 : 황송하옵니만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흔 도 : 그런 놈들은 가만있지 못해 또 시끄럽게 굴 것인 즉 부역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삼족을 멸할 것이다.
왕 자 : 대인. 소신이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 탐라국 관리들도 심정적으로 동조한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도 내 : 왕자 어른 무슨 말을 그리 하시오?
왕 자 : 세상이 변했으면 조직도 바뀌어야지. 공을 세운 사람은 상을 받고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할 것 아니오?
도 내 : 당신이 무슨 공을 세웠다 이러시오?
왕 자 : 우리 국성이가 역적과 싸우다 죽었는데 그보다 더 큰 공이 어디 있겠소?
도 내 : 남 해꼬지 마시오. 이제는 흐트러진 민심을 모으고 다독거려야 할 때 아닙니까?
왕 자 : 흥. 도둑이 제발 저린다더니.
도 내 : 도둑이라구요? 누가 도둑이란 말씀이오?
성 주 : 그만들 하시오.
왕 자 : 항상 반군의 입장에서 두둔하고 협조한 게 누구였소. 우리 아들을 죽도록 부추긴 것도 도내 당신이었잖소?
흔 도 : 쥐새끼 같은 놈이 여기에도 있었군. 여봐라 이 자를 당장 투옥하라.

병사들, 도내의 양팔을 잡는다.

성 주 : 대인. 도내는 중용의 도를 말했을 뿐입니다. 너른 도량으로 용서하십시오.
흔 도 : 기회주의자도 반군이나 마찬가지다. 어서 끌고 가.
도 내 : (끌려가며) 억울하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지조도 신의도 없는 나쁜 놈아. 세상은 변하고 또 변하는 거야. 네놈 후손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자, 이놈!
이 화 : 대인 성주를 의심치 마십시오. 성주 선친도 삼별초 때문 비명에 갔습니다.
흔 도 : 공을 세운 자는 황제폐하께 천거하여 몽골의 관리가 되게 할 것인 즉, 공훈자들은 천거하라. 개경을 오래 비워둘 수가 없어 난 바로 떠나야겠다.
일 동 : 성은이 하해와 같습니다.

흔도 일행과 성주, 왕자 나가자 이화와 당실이 앵두에게 다가간다.

앵 두 : 차라리 죽게 놔둬요. 장군님, 어찌하여 저를 살려 두셨나요. 장군님 곁으로 가고 싶어요.
당 실 : 아씨.
이 화 : 정신 차려 이것아. 그렇게 당하고도 모르니? 목숨 건진 것만도 다행이지.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 받았는지 알아? 다 끝난 일이야 이것아.
앵 두 : (넋두리처럼)그분은 죽지 않아. 몽고 놈들이 이 땅을 짓밟는 한 그 분은  죽을 수가 없어.
당 실 : 아씨 정신 차리세요.
앵 두 : 그 분이 아니면 내가 죽어. (환상을 보는 듯) 아가야, 어서 날아라. 멀리 아주 멀리 도망가야지. 아가야 착하지. 어서 도망 가.
이 화 : (앵두를 붙잡고)앵두야. 너 왜 이러니?
당 실 : (걱정 돼서)어머, 아가씨.
앵 두 : 잡히면 안 돼. 아가야 얼른 커서 오랑캐 몰아내고 천하를 호령해야지. 바다 건너 너른 세상 보여 줘야지. 아가야. 어서 도망 가.
당 실 : 마님. 아가씨가 미쳤나 봐요.
이 화 : 몹쓸 것.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앵 두 : (짐짓 웃음까지 흘리며) 장군님 없으면 난 살 수 없어. 어서 도망가요. 저 바다 너머 훨훨 날아가요.
이 화 : 넋이 나갔어. 불쌍한 것, 얼마나 고초가 심했으면. 푸다시라도 해야겠구나. 에고 가련한 것.
앵 두 : (허공을 향해 헛것을 보는 듯) 아가야 어서 도망가. 어서! (기력이 쇠잔해 쓰러진다)
이 화 : 앵두야!

이화와 당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데 음악이 흐르며 암전.

이름아이콘 고성기
2006-03-08 14:01
 강준선생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 비극적 결말이라 속상하지만
어떻게 만들어갈지 궁금합니다
이런 연재물이 게속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건필을...
이름아이콘 강준
2006-03-09 12:24
 비극적 역사이지만 제주인의 긍정적인 미래관을 담은 결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애독을 바랍니다.
이름아이콘 이철화
2006-03-12 14:26
 회장님!
재미있게 잘 감상했습니다.
이름아이콘 강준
2006-03-16 09:06
 철화 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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