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자 선생님의 첫수필집 "덤불 속에 핀 꽃'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마늘 한 뿌리 키우기 위해서도 하늘과 바람이 감싸주고 비가 내려 보살펴주며, 농부의 땀과 정성이 깃들여야 알이 차고 여무는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뼈를 깎는 불면의 밤을 밝히고 산고의 고통을 겪으며 낳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한데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오늘 세상에 내보내는 작가의 마음이야 얼마나 가슴 뿌듯하게 기쁘겠습니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끄러워 안절부절못하는 불안한 마음인들 어찌 없겠습니까.
그러나 문순자 선생님, 학교 가방 끈이 짧은 것이 부끄럽기에 다른 사람보다 몇 갑절을 노력했고, 남이 잠든 시간에도 농사짓다 지친 몸을 곧추 세우며 하얗게 밤을 지샌 게 몇 날이었겠습니까.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작품집의 문학적 가치나 예술적 작품성을 말하려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닙니다. 다만 선생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고 문인협회장으로서 격려와 찬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진정한 농사꾼의 글이라는 점입니다. 글 한편 한편에 묻어나는 땀 벤 농부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농사를 싫어하지도, 그렇다고 미화시키지도 않은 농촌의 현실과 농민의 아픔과 실상을 이렇게 잘 나타낸 작품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농사짓는 그 고통과 아픔 속에 삶의 진실인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외경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참된 아내와 어머니의 글이라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의 바탕에는 남편에 대한 신뢰와 사랑,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날 가정 파괴와 가족 간의 불신과 불화를 치료하는 비법이 이 책 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글의 범위가 농사와 남편과 가족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갇혀 갑갑함을 느꼈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점차 이웃과 사회와 세계로 사색의 깊이를 넓혀 가는 글을 쓰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셋째. 수필을 사색의 문학, 독백의 문학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수필은 꾸며낸 거짓된 이야기가 아니라 솔직하게 쓴 문학이라는 점입니다. 기교가 떨어지더라도 진솔함에서 오는 감동이 중요한 문학이라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선생님의 글들은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덤불 속에 핀 꽃"은 문순자 선생님 자신이며 선생님의 작품들입니다. 그 향기가 오래도록 마르지 않길 기원합니다. 글 쓰는 사람들 중에는 첫작품집까지는 온갖 열정을 쏟으나 다음부터는 그 열정이 식어버려 노력보다는 기교로 가볍게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어 마지막까지 식지 않는 열정으로 작품을 쓰시길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오늘이 있기까지 사랑이라는 거름으로 덤불 속의 꽃을 가꾸어 오신 문순자 선생님의 남편되시는 임경범 선생님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문순자님의 수필.
사랑이 절절이 묻어나는 고운 글에 절로 감동이 일었습니다.
수필은 경험의 글입니다.
경험을 그대로 옮겨 쓰면 일기가 될테지만, 그 틈새마다 감성과 예지가 묻어있음에 아름다운 작품으로 모자람이 전혀 없었습니다.
작품집 발간을 축하드리며 더 큰 정진과 성취가 있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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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석
ㅣ 제주문인협회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