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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파(蘇東坡)의 시세계> 2.동파, 적벽을 노래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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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재효
작성일 2005-03-16 (수) 08:40
홈페이지 http://www.hansimun.com/kjh/
분 류 평론
ㆍ추천: 60  ㆍ조회: 1660      
IP: 211.xxx.235
<소동파(蘇東坡)의 시세계> 2.동파, 적벽을 노래하다(1)
2. 동파(東坡), 적벽(赤壁)을 노래하다

소동파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적벽부(赤壁賦)이다. 이것은 내가 30여년 전 중학교 때 세계사 시간에 졸지 않고 공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나라 시대의 문화를 공부할 때 소동파란 이름을 들었고 그를 적벽부의 작가로 소개했던 것이다.

적벽부의 내용은 알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런 건 시험에 나오지 않으니까. 설령 내가 적벽부를 읽고 싶었다고 해도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청소년을 위해서 친절하게 적벽부를 번역하고 해석해 놓은 책이 없었던 것이다. 이건 중국이란 나라가 당시엔 별 볼일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 즈음 나는 세익스피어와 괴테, 단테, 복카치오, 세레반테스, 루소, 볼테르 등 서양문화의 주류를 이루는 문인들의 작품은 거의 읽어보았다. 청소년을 위해 적당히 줄인 것도 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번역된 책도 있엇다. 나는 복카치오의 음탕한 얘기를 읽고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녀석들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나를 존경의 눈빛으로 우러러 보는 것이 그럴 수 없이 즐거웠다.

헌데 중국관련 서적이라곤 삼국지와 항우와 유방의 천하쟁패를 다룬 통일천하가 고작이었다. 아니 군협지란 무협지가 당시에 유행하기 시작해서 여학생의 가슴을 향해 장풍을 날리곤 했었지만 나의 장풍은 아무런 위력도 발휘할 수 없었다.

이런 문화적 불균형 탓으로 나는 나이 50줄에 이르러서야 동파의 적벽부를 읽을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친구를 잘 둔 덕분으로. 조규백 박사가 아니었다면 나는 평생 소동파의 이름만을 주절거리다가 세상을 하직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적벽부를 읽어보도록 하자. 참고로 적벽부는 전적벽부와 후적벽부가 있는데 1082년 음력 7월에 지은 것을 전적벽부라 하고 10월에 지은 것을 후적벽부라 한다.

&nbsp;&nbsp;&nbsp;&nbsp;전적벽부

서늘한 가을날
적벽 아래서 손님과 뱃놀이를 했지.
솔솔 불어오는 강바람
물결은 고요해라
손님과 나는 술을 마시며
옛사람의 시를 읊는다.

어느덧 동산에 떠오른 달은
하늘 높이 걸리고
강은 안개로 덮여 버렸다
물위에 달빛 어리니
강은 어디이고 하늘은 또 어디인가?

작은 배는 흐르는 물결에 맡겨두었다
바다처럼 너른 강
바람 타고 허공을 떠도는 듯
어디서 멈출지 몰라라
속세를 떠나 훨훨 날아가는 듯
신선이 되어 날아가는 듯

이상은 적벽부의 첫째 단락에 해당한다. 참고로 위의 번역은 조규백 박사의 번역 그대로가 아니라 필자가 현대적 문체로 수정했음을 밝혀둔다. 또 직역보다는 시적 배경을 중시하여 우리 정서에 맞게 표현하려 노력하였다.

조박사는 원문에 충실한 탓에 우리의 언어습관에 잘 부합되지 않아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원문에 충실한 조박사의 번역이 훨씬 유용할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원문과 조박사의 번역을 아래에 따로 기술하도록 하겠다.

참으로 호방하고 장쾌한 세계가 아닌가? 대륙이 아니라면 아마 이런 작품이 태어나기가 어려울 듯하다. 원래 부(賦)라는 것은 음악을 위한 운문의 한 양식이라 한다. 중국영화를 보면 비파나 퉁소 등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런 용도의 운문이 아닌가 한다.

음악과 결부하여 발달한 운문형식이기 때문에 주로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았다. 그러나 소동파는 이런 전통에 반기를 들고 남성적인 호방한 세계를 다루게 된다. 그를 호방파라하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할 것이다.

적벽은 조조의 백만 대군이 제갈량과 주유의 연합군에게 전멸한 바로 역사의 현장이다. 여기 나오는 강은 우리의 한강과 같은 그런 강이 아니다. 바다처럼 넓은 강이다. 끝없이 너른 공간에 작은 배를 띄워 놓고 손님과 술을 마시고 있다. 흥이 일자 손님과 나는 옛사람의 시를 읊조린다. 참으로 탁 트인 세계가 아닌가?

어느덧 달이 떠올라 중천에 걸렸는데 이들은 그 때까지도 풍류를 멈추지 않는다. 강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지척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달빛이 강을 비추이니 하늘과 물이 분간이 되지 않는다. 동파는 이 모습을 하늘과 땅이 맞닿았다고 표현하고 있다. 필자는 나름대로 그것을 "강은 어디이고 하늘은 또 어디인가?"로 풀어 보았지만 어쨌든 안개낀 長江의 달밤을 잘 묘사한 명귀절이라 생각된다.

두 사람을 태운 쪽배는 물결 이는대로 흐른다. 강이 너무 넓어서 마치 바람을 타고 허공을 떠도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런 상상을 하자 마치 속세를 떠나 신선이 되어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는 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다. 거침없이 호방한 시세계에 필자는 압도되어 감히 말이 나오지 않는다. 머리가 멍하여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lt;조규백 박사 번역&gt;
임술년 가을 음력 7월에/ 蘇子(소동파)는 손님과 더불어 배 띄우고/ 적벽 아래서 노닐었네// 맑은 바람은 솔솔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는다/ 술잔 들어 손님에게 권하며/ 명월(시인이름)의 시를 외고/ 요조(窈)의 장(시경에 나오는 시)을 노래했네// 이윽고 동산에 둥근 달이 떠올라/ 북두성과 견우성 사이를 배회하니/ 흰 이슬안개는 강을 가로질러 덮여 있고/ 물위에 비친 달빛은 하늘과 맞닿았네// 일엽편주를 제 가는대로 띄워 놓고/ 만경창파 망망한 수면에 맡겨 두었다/ 어찌나 넓은지 마치 허공에 바람타고 가다가/ 어디에서 멈출지 모르겠고/ 훨훨 나붓기니 마치 속세 떠나 홀로 서서/ 날개 돋쳐 신선 되는 듯했네


&lt;원문&gt;
壬戌之秋七月旣望, 蘇子與客泛舟, 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白露橫江, 水光接天.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如憑虛御風而不知其所止, 飄飄乎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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