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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태복
작성일 2006-09-28 (목) 01:29
홈페이지 http://tbyscbok.kll.co.kr
분 류 수필
ㆍ추천: 16  ㆍ조회: 1573      
IP: 211.xxx.27
나눔의 날
나눔의 날

수필 / 百祿 유태복

‘산산’이라는 이름을 달고 넘어 온다는 태풍의 영향으로 하늘은 빗방울을 한 두 방울씩 간간히 떨어뜨렸다
말았다 하는 토요일 아침 9시 반.
봉사부원들이 모이는 장소인 공설운동장 소방서 앞에서 10분 먼저 가서 기다렸다.
매월 셋째 토요일을 나눔의 날로 정한 까페 회원들은 한사람씩 모이기 시작했다.

빵1박스를 사고 온 지혜님, 싱싱한 오징어 한 상자를 사고 온 들국화향기님, 미감 한 상자를 보내온 파머님,
요구르트1박스를 보내온 신바람님. 그리고 출동을 같이 한 휘바람새님, 멀리 김녕에서 오신 꽃돼지님. 6명이
나 모여져 너무도 반가웠다. 한라산 중턱에 자리 잡은 창암재활원으로 달렸다.

안개가 자욱이 낀 산중이 되어 앞차를 놓칠까봐 바짝 붙이며 운전하는 휘바람새님이 운전하는 것에 불안감
도 없지 않았다.

도착하여 사무실 직원에게 우리가 가지고 간, 작은 정성현물을 전하고 시설 청소에 바로 들어갔다.
복도며 계단이며 화장실이며 쓸고 닦이를 2시간을 하고 나니 땀방울이 온몸을 촉촉이 적시였다.
마치고 의자에 쉬고 있으니 정신장애를 가진 한 소년이 ‘사랑해’ 하며 양 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우리를 반겨
주었다. ‘그래 나도 널 사랑해’하며 그 소년을 안아 주면서 서로의 따스한 가슴에 흐르는 체온으로 진정한 사
랑을 나누었다. 그리고는 우리 어개를 주물러 주는 것이 아닌가? 그 소년은 우리의 한 일에 대해서 느껴서
인지 정말 주물러 준 나의 뻐근한 어개는 피로가 확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우리 일행은 점심시간이 되어서 돌아오는 길에 회원이 운영하는 해장국집에 들려 점심을 하며 회원이 준 시
원한 막걸리 한 잔에 마음은 한결 가벼워 졌다.
오늘 있었던 일들을 자평하며 다음달 또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집에 와서 오후 또 다른 봉사활동을 위해 회원수첩을 찾아 2시까지 봉사 장소로 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리 이야기는 다 했었지만 혹시나 잊어버리는 회원이 있어서 확인 메세지를 보낸다.
여기는 내가 다니는 성당식구들과 우리회사직원들 합동으로 모이게 하여 장애인들을 목욕시켜주고 말 벗,
시설청소, 잡초제거 등을 한다.
오전 갔던 창원재활원은 18세 미만 지체 및 정신장애인들이지만 오후 가는 애덕의 집은 18세 이상 지체 및
정신장애자들이 있는 곳이다.

남자 기대 인원을 다 못 채웠지만 그래도 목욕봉사 할 만큼이 인원은 와줘서 다행이다. 여기는 몸을 못 가누
는 장애가 있어서 냄새가 진동하는 기저귀까지 갈아 줘야 하고 목욕을 시키고 나면 기분 좋아 살며시 웃는
그 모습에 내 마음은 정말 천사의 웃음을 만난 듯 나도 그에게 미소를 나누며 ‘안녕’ 하며 또 헤어진다.

낮은 어둠으로 깔리어 가는 듯 침침하기 시작하고 빗방울은 점점 길어져 가고 있었다.
오늘 남은 시간은 이제 초상집으로 가야 한다.
사실 봉사활동이 없었더라면 이모부 영전에 가서 애도를 해야 하는 날이다. 그래도 오늘 내가 이 곳에 안 가
면 이 장애인들은 누가 목욕을 시켜 주나, 이 날만은 그 애들을 내가 목욕 시켜 준다고 약속이 되어있어 그들은 나를 기다린다.

어제 이 세상을 떠난 이모부님 영전이 있는 제주대학병원 영안실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다.
빗방울도 슬프듯 우의를 축축이 적시었고 오토바이는 하늘이 흘린 눈물길 위를 구르고 있지만 속에 입은 양
복은 끄떡없었다.
우의를 벗고는 영전에 향을 꼽고 절을 하였다. “이모부님이시어 이젠 편안한 안식이 되시옵소서.” 하고 나
니 생전에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앞을 가렸다. 장례예식장은 멀리 타 지방에서 온 여러 친척들과 오랜간만에 만나서 이 얘기 저 이야기 하며 웅성 웅성이고 있었다.

이런 일이 아니면 만나기 힘든 친척들. 이모부님이 83년간 사시다가 세상을 떠나면서 친척들을 만나서 정을
나누게 해준 날 같다. 하기야 나도 그 덕에 몇년만에 이종 사촌들과 동창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이모부 세째아들이 나이는 나보다 두살 어리지만 내가 고교 2년 늦게 들어 가는 바람에 그 사촌동생과 동창이 되었다. 그래서 고교 동창들이 오면 동창들은 야자 하지만 그 동생은 동창이라도 나보고 형이라 부른다.
망자는 사실 나의 생모의 형부도 아닌 지금의 새어머니의 형부이지만 인자 하시고 정말 좋은 분이시었다.
나는 생모든 계모든 외가 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최선을 다 한다.

태풍을 동반한 장대비는 통곡소리 같이 더욱 세차게 세상을 덮는다. 조문 온 친족들은 장례 날 만은 태풍이 조용히 떠나가길 모두 걱정 속에 기원하며 창밖을 처다 보면서 서로 이야기로 줄을 이었다.

서서히 타 들어 가는 향료와 촛불 바라보며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가며 깊어 가는 밤을 달래 본다.
이름아이콘 강선종
2006-10-21 09:29
 좋은 일 많이 하시네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나눔을 실천하는 유태복님과 같은 분이 이 사회를 밖게 지탱해 주는 것입니다. 사회가 점점 삭막해 가는데 님과 같은 분이 계셔서 기분좋습니다. 더욱 더 정진하시고 매사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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