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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보다 더 큰 영명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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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태복
작성일 2006-09-07 (목) 23:34
홈페이지 http://tbyscbok.kll.co.kr
분 류 수필
ㆍ추천: 30  ㆍ조회: 1935      
IP: 211.xxx.213
생일 보다 더 큰 영명축일
생일 보다 더 큰 영명축일

수필 / 百祿 유태복

  나의 영명축일과 내가 태어난 이야기에 대하여 펼쳐 보고자 한다.
매년 8월8일은 성 도미니코(도밍고) 사제 영명축일이다. 한국의 천주교 교리는 중국을 통하여 들어오다 보니 도미니코가 도밍고로 불리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성당에서는 약 8개월 이상의 교리를 매주1시간씩 빠짐없이 받고나면 세례를 받게 되는데 이때 본인의 생일 등을 감안하고 성인을 선택하여 성인의 이름을 따서 세례명을 가지게 되며 어린애는 유아 세례도 주는데 나는 5살 때 형님의 도움으로 제주중앙성당에서 유아 세례를 받았으며, 그때 세례교적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제주동문성당에 있다. 그러니까 영세교적은 우리나라 어디로 이사를 가든지 또는 전 세계 어디로 이사를 가든지 주거지 가까운 성당으로 호적처럼 본인과 따라 다니는 특징이 있다.

  도미니코 세례명을 가진 나도 이날이 되면 많은 교우들로부터“영명축일 축하 한다”는 전화 또는 메시지들이 빗발친다. 올해도 아침부터 한 비오형제가 “영명축일 축하 합니다.” 라는 핸드폰문자 메시지를 시작으로 나의 대자인 고 바오로 등 여기 저기 축하전화도 오곤 했다. 저녁에 회사 일을 마치고 성당에 미사참례를 갔더니 나의 반쪽은 도미니코 축일을 맞이하여 나의 영・육간에 건강을 위한 미사봉헌을 미리신청 했었으며, 신부님께서는 많은 교우들에게 “오늘 축일을 맞이한 형제 일어 서보세요” 했는데 나 혼자였다. 늘 앞쪽에 앉은 나를 일어서라고 하시고는 “오늘 축일을 맞이한 모든 성인의 모후 레지오 단장과 두문구역장으로 열심히 활동하시고 또 시인이며, 수필가로서 감칠맛 나는 좋은 글을 쓰는 도밍고 형제에게 뜨거운 축하 박수를 보냅시다.”라고 소개를 해 주어서 우레와 같은 교우들이 박수소리는 성당 안을 가득 울려 퍼져서 나는 몸 둘 바를 몰랐다. 내 앞좌석에는 나를 5살 때 성당으로 인도하여 유아세례를 받게 해준 형님이 계셨다. 형님은 미사를 마치고 나오시면서 나에게 “도밍고 축일 축하 한다.”라고 하시면서 악수를 청하였다. 나는 “형님 감사 합니다. 이 축하는 사실 형님이 받으셔야 합니다. 형님께서 저를 성당으로 인도 해 주셨고 영세를 받게 해준 덕택이지요.” 라고 하며 형님에 대한 고마움에 나의 여린 속마음은 아무도 모른 속눈물이 잔잔히 흐르고 있는 것을 미사 끝날 때 까지 꾹 참음으로서 느꼈다.

  나에겐 생일 보다 영명축일이 더 크게 치는 셈이다.
  생일도 모르고 자란 내가 그렇게 된 이유가 또 한 가지 있다. 1991년 성탄면접 때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병준사도요한 신부님의 펼쳐 놓은 교적부를 보니 내가 천주교에서 영세를 받은 것은 1957년 9월28일 제주 중앙성당에서 받은 것으로 기록 되어 있었다. 신부님은 나를 보며 “도밍고형제가 태여 나던 해 나는 사제가 됐네요.” 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들린다.
시청에 있는 호적에 내가 태어 난 것은 1953년5월28일 출생 했다고 1959년 9월30일자로 출생신고를 한 것으로 기록 되어 있었다. 고로 7살 때 초등학교를 입학 시키려고 호적에 입적 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니까 내 출생신고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성당교적이 먼저 만들어 진 셈이다.
59년 9월 30일 이전에 만일에 내가 죽었다면 나는 7년 동안에 이 세상에 온 흔적이라곤 하나도 없고, 57년 이후라면 다행이도 성당 교적에 만은 내 이름과 세례명이 남아 있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보니 마음이 찹찹하기도 했지만 성당을 통한 하느님에게 감사함을 느끼게도 했다.

  나의 아버지는 1948년 4월3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했다는 피비린내 나는 제주의 4.3사건 무렵 자식5남매 중 밑으로 아들 셋과 본처 까지 상처를 당하여 한달 사이에 무덤4개를 만들어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고 있던 중 다시 6.25사변으로 계속 이어 지면서 정신이 없는 경황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나의 어머니를 우연히 만나 동거 중 휴전하던 해 1953년5월8일 날 지금의 내가 살고 있는 동내 움막집에서 어머니혼자 나를 낳았다고 한다.
그때 아버지는 모슬포 제1훈련소에서 군사 훈련을 받을 때라고 하셨다.
이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는데 어머니는 물애기(제주사투리: 갓난 애기)인 나를 업고 외할머니와 함께 훈련받고 있는 아버지에게 아들 낳은 것을 보여 주려고 첫 면회를 가면서 소주대병에 물을 담고 개역(미숫가루) 한 봉지를 들고 갔는데 멀리서 소주병을 들고 오는 어머니를 보고는 부대원들에게 ‘내 마누라가 소주사고 온다.’ 라고 알리고는 면회를 했는데 기대했던 꿀 같은 소주는 소주가 아니라 물이여서 부대원들 모두 맥이 풀려버린 해프닝 같은 추억이 있었다는 말을 아버지생전에 여러 번 하셨다.
그 당시엔 먹을 것도 물도 귀했을 뿐만 아니라 물 담을 용기도 귀한 시절이었고, 마른 미숫가루가 목에 걸릴까봐 술 담았던 1.8L들이 큰 유리병에 물을 담고 갔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인 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내가 두 살 경 헤어지는 상황에서 출생신고를 제대로 했을 리도 만무하지만, 그래도 제 날짜에 그리고 새어머니가 아닌 생모가 낳은 것으로 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많다.

이제 와서 호적을 정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호적에 적혀있는 데로 5월28일자로 태어난 것으로 30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내가 결혼했던 해 1982년 서른이 되서야 5월8일이라는 말을 3살 때 생이별로 헤어졌다 16년 만에 만났던 생모로부터 나의 아내에게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결국 30년 넘게 생일도 제대로 모르고 지냈으며, 생일 한번 제때 못 찾아 먹고 살아온 셈이다.
지금도 자동차 보험 같은 곳에서는 주민번호에 따른 5월28일 생일을 축하 한다는 축전 또는 메시지가 올 때면 마음이 아프다. 차라리 맞지도 않은 생일 축하장 안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8월8일 영명 축일 날 만큼은 교우들이 서로축하 해준 덕택에 제날짜에 톡톡히 찾아 먹을 만큼 영명축일이 나에겐 생일보다 더 크고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름아이콘 강갑순
2006-09-10 17:16
 유태복 선생님!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려운 환경을 과감히 파괴하고 꿋꿋이 살아가시는 모습 그리고 문학인으로서의 길을 열었으니 한층 더 기쁨이 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생기길 바램합니다.
이름아이콘 유태복
2006-09-28 01:37
 강갑순시인님 축하 해 주심에 감사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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