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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호
작성일 2005-03-10 (목) 15:16
분 류 수필
ㆍ추천: 40  ㆍ조회: 1542      
IP: 211.xxx.96
얼굴
얼 굴

김 상 호


  명함판 사진이 필요하여 사진관에 갔다.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나오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진사가 카메라로 수차례 찍어 컴퓨터에 연결하자, 모니터의 화면에 금방 찍은 얼굴 화상이 여러 개 나왔다.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라고 하였다. 유심히 쳐다보다가 웃는 얼굴을 골라잡았다. 포토샵으로 선택된 영상에 드러난 잔 점을 없애고, 이마와 눈가의 주름도 제거하였다. 컴퓨터로 깨끗하게 화장한 셈이다.
  예전엔 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을 찾을 때마다 항상 사진 속의 내 얼굴이 불만스러웠다. 실제보다 미화된 자기 이미지를 갖고 있어선지 카메라로 찍힌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작업이 끝나자 내 얼굴은 앳된 소년처럼 젊게 보였다. 자신의 내면적인 욕구가 충족되어 흐뭇했다. 돈만 있으면 주문대로 얼굴의 모습을 마음대로 젊게 고칠 수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임에 틀림없다.
  사진의 얼굴로는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사진의 얼굴이 현재 실제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컴퓨터가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진으로 내 얼굴을 본 타인이 우연한 기회에 실물의 나를 본다면 훨씬 나이 먹은 내 모습에 실망할지도 모를 일이다.
보험회사에 근무할 때였다. 어느 날 모 팀장이 패션모델인 양 화려한 복장을 한 예쁜 신인을 데리고 출근하였다. 영업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런데 그 신인이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자, 해당 팀장과 함께 가정방문을 했다. 그녀는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로 주근깨가 많고, 화장독 영향인지 얼굴피부가 거칠게 보였다. 영업소에 나왔을 때의 모습과는 얼굴이 아주 딴판이었다. 너무나 달라 아니 이럴 수가 있을까 의아스러웠다. 화장을 한 얼굴과 하지 않은 얼굴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화장의 위력을 실감했다. 흠이 많은 얼굴을 한점 티 없는 모습으로 감쪽같이 둔갑시킬 수 있으니까 말이다. 화장 발에 속지 말라는 속어가 떠올라 살며시 웃음이 나왔다. 여성들이 얼굴 화장으로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는 이유를 알 만하다.
요즘은 성형수술도 유행이다. 화장은 일시적으로 흠이 있는 부분을 감추어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것이지만, 성형수술은 근본적으로 얼굴이나 몸매를 예쁘게 바꿀 수 있기에 더 매력을 느낄 것이다.‘사랑과 영혼’의 주연으로 유명해진 미국의 여배우‘데미 무어’도 수억 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하고, 연하의 애인과 교제한다는 소식이다. 국내 인기연예인들도 성형수술을 하여 감쪽같이 변모한 얼굴을 브라운관을 통해서 자주 본다. 매스컴의 영향인지 젊은 여학생들까지 가세하여 방학기간에 쌍꺼풀이나 코 성형수술 붐이 일고 있다. 돈만 있으면 얼굴이나 몸매를 젊고 아름답게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은 편리한 세상이다. 젊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욕망 때문에 성형의 열풍은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텔레비전 화면에서 성형수술을 한 연예인 모습이 예전만 못하다. 변조된 얼굴에서 예전의 자연스러운 인상이 사라져버렸다. 그냥 그대로 두면 좋았을 걸, 인위적으로 개조하여 타고난 개성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릴까. 철부지 어린자식의 짓궂은 장난을 보는 부모의 심정처럼 안타까운 마음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기 자신이 미남 ․ 미녀이기를 바란다. 아름다움은 외적인 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이 훨씬 더 매력이 있지 않을까. 교양, 개성, 에티켓, 표정, 여유, 남에 대한 배려 등이 화장이나 성형수술보다 더 인간을 아름답게 가꾸는 요소가 될 것이다. 외적인 미만 추구하는 여성에게는 향기가 없고 천박스러움이 있다. 반면 내면적 미를 갖춘 여성은 싱그럽고 우아한 맛이 풍겨 나온다. 화장이나 성형수술 등 외형적인 얼굴 가꾸기보다 내적 미의 향상을 위해 애쓰는 풍토가 아쉽다.

이름아이콘 노경영
2005-03-10 16:37
 안녕하십니까?  
김상호선생님. 첫 걸음 하셔서 문을 활짝 열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평소엔 가까이 하지 않는 거울을 찾았습니다. 제 얼굴을 한번 보고 싶어서 말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필하소서
이름아이콘 김상호
2005-03-12 09:09
 홈페이지를 개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인들이 만남과 대화의 공간으로서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자주 이용할게요. 감사합니다.
이름아이콘 강갑순
2005-03-14 09:53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 저두 해야겠네요...좋은글에 마음담아 봅니다.  첫 글 아름다운 마음으로 즐감했습니다...감사드립니다..^^*
이름아이콘 이 성윤
2005-04-24 04:32
 내면이든 외면이든 가꾸는 것은 자신을 위함이 아닐까요? 내면을 가꾸는 것은 쉽게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게 비춰 졌다고 생각이 듭니다.요즘 여성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결혼 전에는 외모를 결혼 후에는 내면을 가꾼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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