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한 싯귀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신열을 앓아오며 시와 ‘영혼의 모험’을 해온 팔순의 시인 한기팔(1937년생, 고향바다 종달리와 제주해안 풍경을 담박한 화폭에 담아온 한국화가 부현일(1938년생), 사라지는 제주생활사와 해녀문화를 40여년 간 사진으로 기록해온 사진작가 강만보(1948년생).
40~50녀간 제주에서 묵묵히 예술에 매진하며 예술적 성취를 일군 제주원로작가들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고경대)은 30일 오후 예술공간 ‘이아’에서 제주원로작가의 예술사적 기록 확보와 복원을 위해 제주원로예술가 회고사업을 추진, 그 결과물을 지역사회와 나누는 '2018 제주원로예술가 회고사업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기팔.부현일.강만보 원로예술가 부부를 비롯해 조상범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종태.강민숙 의원, 김유식 국립제주박물관장, 최정주 제주도립미술관장, 김봉오 제주문화원장, 부재호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장, 윤봉택 한국예총 서귀포지회장, 문태길.김가영 한국문인협회 제주도지회장, 강민석 한국미협 제주도지회장, 김종현 한국사진작가협회 제주도지회장, 부만근 전 제주대 총장 등 주요인사와 문화예술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고경대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원로예술인사업을 생애주기별로 개편한 후 원로예술가 회고사업을 기획추진한 첫 행사로, 원작가의 예술적 성취를 기리는 행사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같은 원로작가의 작품활동을 기리고 기억하는 일이 이어지면 제주예술의 업력이 축적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권행가 사업총괄감독은 사업추진결과 보고를 통해 "회고사업을 통해 구술생애사뿐 아니라 작가작품론, 작품연보 등이 정리됨으로써 제주예술사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제주예술사 기초자료 복원외 중앙 중심의 한국예술사의 부족한 부문을 보완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병택 교수는 축사에서 “한기팔 시인의 구술사와 대표시선집은 개인사뿐만 아니라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다”고 말했다.
한기팔 시은 “8권의 시집내고, 9권을 마무리할 무렵 회고사업 대상작가로 선정돼, 대표시선집을 발간하게 됐다”면서 “몇 개월간 시를 고른 후배들과 그동안 발표된 작품을 찾아내 연보로 작성해준 연구진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부현일 교수는 “원로작가 회고사업이 계속 이어져 예술인에게 힘이 되고 에술인의 활동 기록이 축적돼 풍성한 제주예술의 바탕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2018년 제주원로예술가 회고사업 출판기념회에서는 작가 구술채록문(3종)과 회고사업 결과물인 시선집(1종) 회고도록(2종)을 선보였다.
한기팔 시선집‘ 그바다 숨비소리’는 2019년 발간예정인 ‘섬 우화’를 비롯한 9종의 시집에 실린 대표시 350여편 등이 수록돼 있다.
'남도 부현일 회고도록’에는 7회 개인전과 단체전 작품, 작품론, 작가 연보와 아카이브 자료 등이 담겨져 있다. ‘빛 ․그림 제주 강만보 사진집’에는 제주민속․제주해녀․출향해녀 등 대표사진과 작품론 등이 수록돼 있다.

원로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조명, 지역예술사의 기초자료와 지역예술인 인물연구의 단초를 마련한 셈이다.
이 사업은 제주원로작가의 생애사와 작품세계를 기록으로 정리, 지역예술사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제주원로예술가 회고사업을 추진했다.
제주예술인들이 일군 예술사적 작업이 의미있음에도, 작가의 사망과 그로 인한 자료의 멸실 등으로 예술사 기초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당위성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문화예술지원사업을 생애주기별로 개편하면서 제주원로예술가 회고사업을 확장, 직접 추진하게 됐다.
재단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주에서 30년 이상 활동해온 만 70세 이상 원로예술가를 대상으로, 지역 문화 예술단체와 예술가 10명 이상의 연명 추천으로 공모 접수를 받고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심사위원회는 원로예술가의 예술적 성취, 지역예술계 기여도, 예술사적 중요도 등을 고려해 4명을 선정했으나, 작가 1명은 건강상의 이유로 부득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문학 분야 한기팔 시인, 미술 분야 부현일 전 제주대학교 교수, 사진 분야 강만보 작가로 결정됐다.
재단은 앞으로 원로예술가 구술채록사업을 통해 지역예술인의 기록 자료를 확보하고, 그 토대를 다지는 일에 더욱 매진해 지역예술인 인물 연구와 지역예술사 연구와 복원의 지평을 넓히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