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학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구비문학에서부터 탐라국 고려시대를 거쳐 근현대까지 이어져온 제주문학의 역사를 연대기별로 집대성한 책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문인협회(회장 김가영)는 최근 제주 문학사의 발자취를 담은 ‘제주도문학사’를 발간했다.
본 책은 제주문학사를 사회적 변동에 따른 문학의 변동을 따라 서술했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한 유배문학‧해양문학과 언어적 특수성으로 탄생한 제주어 문학 등도 별도로 다룬다.
‘제주문학의 시기 구분’에서 ‘제주시 50년사’(2005)를 참고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가 근대 이전까지는 당대 사회를 짐작케 하는 역사적 사료나 문헌자료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구비문학은 그 어떤 지역보다 내용이 풍부하고 다양하게 구전됐다. 해양문학과 유배문학도 발전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는 문학 활동이 신학문을 습득한 일부 신지식인에 의해 이뤄졌다. 지역성을 뚜렷이 드러낸 경우가 많진 않지만 제주근대문학 형성에 기여했다.
근대 이후에는 4‧3과 한국전쟁 등 격변을 겪으며 동인 중심 활동을 펼쳤다. 해방직후엔 각처에서 활동하던 문학인이 모여 자생적 종합교양지를 내기도 하고, 전쟁 중에는 역량 있는 한반도 문인의 체류로 문학 열기가 달아올랐다.
1970년대는 급격히 이뤄진 산업화와 정치적 상황변화가 드러났다. 이때부터는 4‧3을 형상화한 작품을 중심으로 제주문학이 한국문학 속에 의미 있게 자림매김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는 산업화의 진전으로 제주문학이 사회적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갔다. 등단 문인이 급증하고 작품 경향 다양화, 문단조직 이원화가 진행됐다.
2000년대에는 문단별로 다양한 문학행사와 강좌, 작가 등단의 통로 등을 마련했다. 2010년 이후엔 다양한 신인 등용의 경로를 거친 문인들이 계속해서 지역 문단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협회는 이외에도 시기별로 등장한 주요작가와 발간물, 문학행사 등을 정리했다.
김 회장은 “제주문학이 걸어온 역사를 발굴‧조사‧집필해 제주문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hanmail.net